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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GREET] 낭만적인 연애와 현실적인 결혼 생활

from @양삘 YangFeel
2022.12.07



[공유GREET] 낭만적인 연애와 현실적인 결혼 생활

(100세 인생 시대, 50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 @양삘 YangFeel)









1. 벤자민 프랭클린은 연애와 결혼 생활에 대한 지혜를 한 문장에 담아 이렇게 말했다.

"결혼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결혼 후에는 눈을 반쯤 감아라"






2. 흔히들 연애 시절 연인들의 눈에는 콩깍지가 씌워진다고 한다. 상대가 어떤 행동과 말을 하더라도 다 '내 마음의 보석'이요, '내 귀에 캔디'가 된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뇌과학자들은 사랑에 빠진 뇌 속을 보면 답이 나온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신경전달물질인 '페닐에틸아민'의 농도가 상승하여 호르몬 대사를 지배하기 때문에 이성이 마비되고 열정이 분출돼 행복감에 도취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의 결점이 눈에 보일 리가 없다.


우리는 이런 낭만적인 연애시절을 통과해서 결혼에 이르게 된다. 연인들은 결혼하면 '당연히'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행복하려고 결혼을 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생각이다. 그렇지만 결혼을 해보면 그 행복이 저절로 당연히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결혼생활에도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더욱이 평균 기대수명이 지속 증가하면서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부부의 결혼 생활 기간 역시 늘어나게 됐다. 보다 많은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게 됐다.






3. 이미 눈치챘겠지만 이번 글의 제목은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이란 소설에서 따왔다. 소설의 제목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낭만으로 충만했던 연애 시절과는 달리 결혼 생활은 순식간에 녹록지 않은 현실 상황으로 돌변한다.


책에서 저자는 결혼에 대해 "자신이 누구인지 도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아직 모르는 두 사람이 상상할 수 없고 조사하기를 애써 생략해버린 미래에 자신을 결박하고서 기대에 부풀어 벌이는 관대하고 무한히 친절한 도박"이라고 정의한다. 친절한 도박이라...


결혼 생활은 크게 세 부분의 관계로 나눠진다. 부부간의 관계, 부부와 부모와의 관계, 부부와 자녀와의 관계. 셋 다 중요하고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하거나 소홀하거나 문제가 생겨도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못하게 될 확률이 크다. 그래서 결혼 그 자체도 쉽지 않지만, 결혼 생활은 더 쉽지가 않은 것이다.


둘만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면 그만인 줄 알았는데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양가 부모님, 형제자매, 일가친척 등 내가 챙겨야 할 가족이 순식간에 늘어난다. 가족 경조사 및 제사, 집안 살림과 청소 분담, 자녀 돌봄과 학업 뒷바라지 등 챙겨야 할 일은 말할 필요도 없다.








4. 2022년 4월에 종영한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몰아보기로 시청했다. IMF 경제 위기로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이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의 이뤄지지 못한 사랑 때문에 시청자의 원망과 아쉬움을 한껏 자아냈지만 오히려 현실적인이라는 측면에서 호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너무 현실적일 필요까진 없는데....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동시에 남녀 사이의 사랑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사랑의 완성이 꼭 결혼이어야만 할까?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조금 떨어져서 죽을 때까지 서로를 응원하는 것, 그게 더 아름다운 사랑이 아닐까?






5. 십여 년 전에 같은 회사에 다니는 후배가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이냐며 물어왔다. 그래서 셰익스피어가 한 말을 들려줬다.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고. 그리고 거기에 내 의견을 살짝 보탰다. 그래도 이왕이면 하고 후회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적어도 미련이 남지는 않을 테니깐 말이다.


그런데 만약 지금 시점에서 같은 질문을 다시 물어온다면 나는 이전과 똑같은 대답을 할 자신이 없다. 대한민국 사회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고 인구 사회학적 변화 또한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달라졌고 결혼 적령기란 말도 의미가 없어졌다.


현재 30대 인구 10명 중 4명은 미혼이다. 20년 만에 세 배가 늘었다. 당연히 혼인 건수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21년 혼인 건수는 19만 3천 건이다. 지난 2016년 28만 2천 건으로 30만 건을 밑돈 지 불과 5년 만에 20만 건 밑으로 떨어지게 됐다. 비혼족(非婚族), 무자녀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직업과 경제적인 문제, 집 문제, 자녀 돌봄과 교육비 문제 등 현실적인 시대 상황의 방증이다.






6. 100세 인생 시대엔 이혼과 재혼에 대한 생각과 행동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우리나라의 전체 혼인 중에서 재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남짓이다. 아직은 살짝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향후 이 비율이 꽤 늘어날 수 있다. 평균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부부가 첫 결혼으로 함께 사는 기간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결혼 연령은 초혼을 기준으로 남자가 평균 33세, 여자가 31세라고 한다. 평균 기대수명이 100세까지 늘어난다면 이혼이 없다는 전제하에 부부가 함께 사는 시간이 70년 가까이 된다. 십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숫자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혼 25주년은 은혼(銀婚), 30주년은 진주혼(眞珠婚), 40주년은 녹옥혼(綠玉婚), 50주년은 금혼(金婚)이라고 보석의 이름을 붙여서 부른다. 그리고 60주년은 회혼(回婚)이라고 부르고 회혼례를 올리는 풍속이 있다. 서양에서는 결혼 60주년을 다이아몬드(금강석)혼이라고 기리고 70주년은 백금혼이라고 기린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70주년에 대한 언급이 없다.






7. 황혼 이혼이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이혼 중 17.6%가 결혼생활을 30년 이상 유지했던 부부였다. 10년 전인 2011년보다 10.6% 포인트 증가했다. 황혼 이혼 증가는 평균수명 연장과 가치관 변화 등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황혼 이혼은 30~40년에 걸친 결혼생활의 실패가 아니라 종료일뿐이다. 이혼을 했다고 해서 그 결혼 생활이 좋은 것이 아니었다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다. 100세 인생 시대엔 인생 2막, 3막을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결혼도 꼭 한 번만 하라는 법도 없을 것 같다.


몇 해 전에 생겨난 졸혼이라는 말도 공감이 간다. 오랜 세월 동안 같은 시공간에서 함께 생활한 부부가 평생을 꼭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배려하고 독립적인 자유로운 생활을 존중해주는 것도 100세 인생 시대에 걸맞는 좋은 결혼 생활의 방법이 될 수 있다.






8. 인기 유튜버 채널 밀라논나 장명숙씨는 저서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에서 "비혼과 결혼, 둘 중 하나만을 정해두지 않길 바란다. 사랑하면서 함께 살고 싶은 사람이 생겼는지, 사랑하면서 행복하고 싶은지, 여기에 집중하면 좋겠다. 혼자 살아도 좋고, 함께 살아도 좋다. 그게 꼭 결혼일 필요는 없다"라고 말한다.


참 마음에 와닿는 말이다. 얼마 전 대학생 딸내미랑 대화를 나눈다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그다지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해줬다. "결혼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다가 우연히 좋은 인연이 찾아오면 그때 그 사람과 사랑하고 같이 살면 된다. 그리고 그게 꼭 결혼일 필요도 없다. 앞으로의 세상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과 행태가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9. 가장 바람직한 부부의 모습은, 한창 연애시절엔 러브(Love) 파트너였다가 결혼 후 시간이 흐르면서 퍼밀리어(Familiar ; 친밀한) 파트너였다가 소울(Soul) 파트너로 진화해야 한다고 한다. 어느 칼럼에서 읽은 문장이다. 그렇다. 사랑만으로 결혼 생활의 모든 것을 다 풀어나갈 수는 없다. 부부가 연인처럼 서로 마주 보는 것만이 아닌, 인생의 동반자로서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때 결혼 생활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늘어날 것이다.


자주 싸우는 부부가 오히려 더 건강하다고 한다. 서로에게 애정이 있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은 부부간의 다툼에 대해 "부부싸움은 두 개의 믿을만한 치유책의 덕을 본다. 첫째는 나쁜 기억력이다. 며칠만 지나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를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둘째 우주가 얼마나 넓은 지를 생각하면 너무 오랫동안 분노를 안고 가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10.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걸 붙들고 불평하지 말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걸 심사숙고하자. 사랑도, 연애도, 이별도, 결혼도, 이혼도, 졸혼도, 재혼도 모두 나의 선택이다. 100세 인생 시대, 한 번뿐인 인생에 후회 없는 좋은 선택을 통해 행복하게 살자.


다만, 인생이란 긴 여정에서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상에 '완벽한 행복'이란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두 손으로 꼭 붙잡고 소중히 간직해야 할 행복이다.




By. 양삘 YangFeel, 프로N잡러, '위대한 유산' 저자

(*출처 : https://brunch.co.kr/@yangfeel/124)




*공유GREET은 NS홈쇼핑과 무관하며, 저자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